영화일기/cinejournal

Burn After Reading (2008) de Joel Coen, Ethan Coen

Lemarcel 2009. 1. 2. 11:47
Burn After Reading
2008
de Joel Coen, Ethan Coen


2009 1월 1일
UGC Ciné Cité Les Halles
제22상영관
22:35

생각보다 점점 사람들이 많아 진다.
분명 그들의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다.
웬지, 많은 사람들이 노인을위한나라는 없다라는 전작을 보고 찾아온듯하다.
그러나 그들은 곧 이상함을 알것이다.
알다시피 그 영화는 두 코엘의 각색영화일뿐이다.
그것은 Cormac McCarthy의 동명의 소설 No Country for Old Men (2005)이다.
물론 오리지날을 읽지 않아서. 머라할말은 없다.
한글로 발행되기까지 했다.
조엘코엔이 밝혔듯이. 이 두 작품은 거의 병행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번애프터리딩의 스크립트가 쓰여졌을때 무렵엔 노인..을 각색하고 있었다"
자꾸만 그런생각이 든다.
저 두 작품은 어쩌면, 갈등하는 혹은 서로다른 하나의 작품일지도 모른다는생각..
 하지만,
두 코엔은 이 작품은 머지리 삼부작(오나의형제..참을수없는..이작품)이라고 부른다.
물론, 그것은 조지클루니와의 세편을 상기하는 말일게다.
  상영은 늦어졌으나, 끝나는 시각은 정확했다.
아무래도 지하철 운행시각만큼은 지켜준듯..



이 작품은 두번째감상이다. 요즘들어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첫번째 감상이 훌륭한 작품은 극장에  자주 안가게 된다는 것 아니냐는 잡념이다. 오히려 그런 필름을 챙겨보는 것보다는 좀처럼 모르겠다는 생각에 빠지게 될때, 두번째 감상은 더욱 금방 찾아오는 것 같다. 이 작품을 다시 본 이유는 간단하다. 문득 무엇을 보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내가 잘못 본 것일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그런일은 흔하다. 난 무엇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일까?  정확하게 코엔의 영화에서 아마 처음으로 이런생각을 해봤다. 도대체 그들의 영화에서 우리가 봐야만 하는 것은 뭘까? 아무래도 두 코엔에게서 이런 것을 물을 수 있는 작품들은  많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 작품에서 그들이 누구인지 또 다시 묻고 싶어지는 순간을  딱 마주치고 말았다.

이런 질문은 어디서 어떻게 적어봐야 할까? 혹은 내가 본것중 어디서 시작해야할까? 나같은 경우엔 이 작품의 오프닝과 엔딩장면들과 나머지로 두개로 나눈다. 그 사이에 나오는 그 수많은 장면들과 오프닝과 엔딩과 마주하는 두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묘한 점핑에서 시작한다.


운동을 하고 사랑을 하기 위해서, 혹은 더욱 사랑을 하기 위해서 애쓰는 등장인물들. 그들은 자꾸만 자신을 바라다본다. 창가를 내다보는 콕스씨. 면도를 하는 해리. 하룻밤 데이트상대와의 잠자리에서 살짝 빠져나와 거실에 앉아 어떤 메모를 보면서 한숨짓는 린다. 들리지 않는 저 너머의 음악소리에 빠져지내는 채드. 그들은 아무도 모른다.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왜 그를 죽여야 하는지. 왜 해외로 도피해야 하는지. 정말 수술을 하고 나면 진짜 사랑을 할수 있을지. 꼭 그 회고담을 써야 하는지. 그들은 정말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있다. 마찬가지이다. 저 십여분동안의 cia내부의 등장인물들은 도대체 왜 저들이 저런일을 벌이는 것인지. 분석해보지만 애써 설명해보지만, 이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그들은 종종 질문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영화는 거대한 지형도을 들어다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쇼트로 끝이 난다. 그것은 매우 특별한 구분점을 가진다. 그 두쇼트를 제외하곤, 그 안의 모든 인물들은 묻는다. 도대체 걔들은 왜그러는걸까? 혹은 이건 뭘까? 라는 이상한 되뇌임이 거기에 있다. 도대체 저 두개의 코엔은 그들이 누구라고 생각할껄까?
그렇다면, 이 장면들은 뭘까? 이 장면들은 정말 중요한가? 아무런 대답도 없는 그들의 질문들이 가득히 있는 그런 장면들이 만들어내는 사건들은, 무엇이 중요한가? 정말 그것이 중요한가? 정말? 그렇지 않다구? 그렇지 않다면, 그건 또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이런 식의 생각자체는 불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런 식의 질문은 왠지 두 코엔의 영화같지 않다.)
반면에,
아무래도 오프닝과 엔딩에 나오는 거대한 지형도 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그렇게 대단하거나 멋들어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그 장면의 음악들은 타악기로 강렬하고 힘있어보이지만, 그 시각적 볼거리를 부추기는 면보다는 보다 심리적인 영역에 기대어 있다. 특히 타이틀과 오프닝 크레딧이 그려지고 사라지는 템포와 리듬은 음악의 박자에 맞춰졌다. 그 지형도는 녹색으로 보이는 지구의 표면을 그려내고 있는데. 정말 그들은 이 장면을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정말 그러할까? 그들은 그럴수 있을까? 혹은 그렇게 말할수 있을까?(아무래도 난 그렇다라구 말하고 싶은 것 같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질문해보자. 저 오프닝과 엔딩에 나오는 저 지형도는 무엇일까? 왜 저기로 가는 걸까? 혹은 왜 저기서 나와서, 대서양을 걸쳐서 미국 동부를 바라다보는 걸까?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아니면, 저 마지막 혹은 오프닝에 나오는 저 짧은 몇분의 장면이 결국 진짜인지 잘 모르겠다. 사실, 인물들은 자신이 왜 그렇게 외로운지 혹은 왜 그리해야하는지 알지 못한다. 콕스가 술잔을 들이켤때, 뒷편에 보이는 콕스 부인이나 해리가 운전을 하는 순간 옆좌석의 그의 부인은 그들을 고독하게 한다. 혹은 린다나 채드와 같은 인물들은 어떤 부재를 안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들이 무법천지의 악당처럼 그들의 삶을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두개의 코엔은 그것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설명하는 법이 없다. 어쩌면 그냥 그렇게 쉽게 설명할수 있는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것 같기도 하다. 대신 그들은 좀 다른 곳에 그것을 바라보기를 원하는 것 같다. 저 긴 오프닝이 나오구. 다시 cia 내부의 어떤 대화가 나온뒤, 오스본의 술잔이 나올때까지. 마치 세상의 모든 일들은 거기서 있는 것 같다.그저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면서, 이런 류의 일은 그럴수도 저럴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물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그려진 장면들은 대부분콕스의 살인, 해리의 도피, 채드의 죽음, 린다의 불편해 하는 얼굴등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마지막에 보아야 하는 것은 이상한 하나의 지형도일뿐이다. 그것도 대서양을 오른쪽에 걸치고 미동부를 중심에 놓은 이상한 지도 거기엔 지구의 일부분이 그려져 있을뿐이다.  (원한다면, 성조기를 그려넣을수도 있을것이다. 그런데 그것대신에 마지막에 우리를 기다리는건 점점 아웃되어가는 어떤 카메라의 움직임과 저 지형도뿐이다.) 이 장면은 무엇일까? 혹시 두 코엔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아니었을까? 두번을 보고 나도 나의 결론은 막연하기만하다.
저 마지막 장면만 가지고 생각한다면, 사실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그것은 싸울바쓰 Saul Bass를 떠올리는 장면 혹은 그의 인용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코엔영화에 나타났을때, 단순한 헌사인지 그냥 도둑질인지 잘 모르겠다.  (lemar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