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cinejournal

천년학 (2008)

Lemarcel 2013. 1. 12. 10:33

천년학(2008) 

술잔을 기울이던 밤이 지나고 해가 떠올랐다. 같이 술잔을 기울이던 용택은 그에게 북을 전해준다. 결국 동호는 하나의 북을 얻었다. 누이 송화가 소리를 하고 동호는 북장단을 맞추고 용택은 화장실 너머로 지켜본다. 음악이 흐른다. 오늘 이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내게 동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동호 그는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우연히 그곳에서 북을 치듯 매만지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런 매마른 곳이아니라 그곳에서 분명히 누이 송화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는 북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이제 그곳은 학 한마리가 날개를 쭈욱 펴고 앉아 있는 모양을 한 학산이 있는 선학동이다. 그곳엔 아버지 유봉이 묻혀 있다. 아버지유봉은 이곳에 동호와 송화를 이끌어 와서는 그러셨었다. 소릿공부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야 여기가라고. 그때 두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 전경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반대로 그 동네에 살던 용택은 변소너머로 처음 송화와 그 소리를 보고 들었었다. 지금 오늘 화장실 너머로 그가 본것은  정말 오래된 일이다. 참으로 기이한 것은 북치는 사람이나 소리듣는 사람이나 할 것 없이, 그들의 듣고 있는 그 구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웬지 알 것 같기도 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것이다. 2008년을 지나 2013년에도 여전히 나는 천년학은 듣는 영화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LEMAR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