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cinejournal

다시 본 타락천사 (1995)

Lemarcel 2008. 11. 6. 08:08
2008년11월5일수요일, 날씨 맑음 그러나 싸늘함, 파리
얼마만에 다시 보는 것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 우연히 한글 자막이 있는 DVD가 있음 알게 되었다. 빌려온 노트북의 DVDP에 들어가 있었다. 이 DVD안에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오래된 영화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고 한것 같아서, DVD를 보았다.그런데, 이 DVD에는 그게 없었다. 아마도 다른 DVD에 있는 것 같다.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어떤 목소리를 들어면서, 지금으로부터 12여년전인 혹은 11여년전 듣게 되었던 그의 목소리를 아니 그의 글을 다시 찾아 읽어본다. 하지만, 한국에 두고 온 것인지 내가 찾던 그 글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다른 글을 읽어보게 된다. 그의 목소리가 그의 글이 없다라는 사실이 지금 '나'의 가슴을 허전하게 한다. 그래서 다시 DVD를 틀어본다. 거기엔 내가 처음 그 작품을 보았을 때 두고두고 반복해서 보고 싶어했던 어떤 부분이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는 식으로 설명했고 또 그렇게 많은 방법을 통해서 그것을 갖고 싶어 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지금이나 그때나 우울한 날이 있거나 아주 오랫동안 혼자 있게될때면 나는 종종 이 작품을 찾아보곤 했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장면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게 된다. 그 장면을 보기 위해서 많이 참아야 한다. 만일 그 장면만을 보기 위해서 그 이전 장면들을 그냥 건너 뛴다면, 사실 음악만 듣게 될 뿐이었다. 사실 매우 자주 그 장면만을 보기 위해서 이전 장면을 그냥 넘겨 가면서 영화를 멈추고 그 장면만을 반복해서 본적이 있다. 그때 마다 행복하고 마음이 놓이는 것 같지만, 감동은 없다. 말하자면, 그 이전에 연결된 그 많은 장면들을 껴안지 못하면, 결국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가끔식 그 장면을 보기 위해서 기다리면서 영화를 본다는 것처럼 순진한 영화보기도 없다라는 생각에, 오늘 같은 날은 그냥 어떤 장면만을 그냥 반복해서 볼 때도 있다. 다시 보아도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점점 지겨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바램이 아마도 내 안의 자리한 이 작품을 저버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식으로 영화를 실증내는 것을 내버려 둘수는 없다.
그럴때마다 난 이렇게 일종의 고백을 남겨놓는다. 왜 그러고 싶지 않는 방법으로 이 작품을  괴롭히는지 내게 묻고, 그것을 토해내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영화가 너무나 슬퍼서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인지간에 이 작품을 밤새 괴롭힐뿐 결국 왜 그리하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고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마디만 적자면, 지금 아홉번째 그 장면을 다시 보고 있지만, 사실 아직 지겹기는 커녕 어서 다시 한번 더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ps
내일은 스티브인지 스티븐인지.. 이번깐의 황금카메라상을 거머쥔  맥퀸의 비디오 클립들을 보러가고 싶다. 그의 진수는 그 비디오클립들이라는 소문을 진작부터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본 그의 작품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카데믹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 기묘한 작품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도 답답하게 남아 있다. 73번지 혹은 72번지 인지 떵플길에 있는 그 어디선가 무료로 그의 비디오 클립들을 상영한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아마도 그 비디오작품들을 통해서, 어쩌면, 내가 궁금해 했던 것들을 확인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