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Ici et ailleurs 4

영화가 보낸 그림엽서 /코로나19 시대 읽은 책 (2022.06)

코로나19가 세상을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지겨움이 겹쳐지는 시간이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다닌다. 이젠 정말 끝이 난 것일까? 최근 다시 목 감기가 찾아와 병원에 다니고 있는 나로선 아직 끝난 것 같지 않다. 갈수록 청구서는 쌓여가고 일은 여전히 더뎌지고 있다. 육아는 쉽지 않다. 그 와중에 극장에 찾아가는 일은 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그나마 간만에 잘 읽히는 책이 한권있어 다행이었다. 책소개 겸해서 그중 일부를 인용한다. 아주 늦게, 즉 70년대 초 우리가 에서 함게 일할 때 그것이 당신이 처음 급료를 받는 일이라는 걸 알고 놀랬다. 그 전에는 어떻게 생활했는가? 내겐 장학금이 있었다. 나는 마치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어머니 집에서 살았..

Auvers-sur-oise에 가다.

2008년 10월28일 화요일 날씨 맑다가 비옴 Paris 그가 내게 그곳의 정취들을 기억을 떠올리듯 이야기해주었다. 실은 빈센트와 테오의 무덤이 있는 Auvers-sur-oise에 가보고 싶은 욕망이란 내 안에서 그닥 돋아나지 않았다. 죽은 사람들이 묻혀 있는 어떤 무덤을 찾아가보리라는 것은 그렇게 즐거운 일은 아니며 무덤이란 말은 마치 죽음이란 단어처럼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는 하는 어떤 쉽지 않는 무언가임에 분명하여, 그 묘지 근처를 서성이는 모습을 그리고 싶은 생각은 단연코 없었다. 딱히 잘 알고 지내던 사람도 아니고, 같은 시대를 살다간 사람도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그곳에 가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생각처럼 간단하게 정리되는 건 아니다. 결국 그곳에 가는 사람있..

Андрей Арсеньевич Тарковский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묘지를 찾아가는 길

2008년 8월26일 화요일 날씨 흐림 파리 한국서 선배가 왔다. 대학시절, 그 선배와는 그렇게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그 만큼의 시간과 우정이 비례 관계는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그와의 관계는 특히 그런 경우다.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 중에서 몇몇은 가까이서 말을 붙이기 못할 그런 사내들이었다. 이 선배도 역시 같은 테이블에 있었더라도 몇마디 흔한 인사 한마디도 잘 못했던 그런 사람이었다. 왜그랬을까? 언젠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관심을 갖고 그가 곧잘 끌어내던 영화에 관한 질문들도 흥미롭게 경청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어떤 시절이 떠오른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런 시대는 아니지만, 무척 그리워하는 그런 시절이다. 그 시절..

VOD들 한국영상자료원에 있는

vod로 현재 존재하는 임권택의 컬렉션을 가장 온전한 형태로 순서대로 보기. 지금까지 세편의 영화를 보았을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기의 형식이 달라져 버렸다. 그 이유를 단순화하자면, 다음과는 세가지 이유가 나온다. 첫번째, 그 컬렉션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프닝에 보면, 배급사 로고대신에 영상자료원 로고나 나온다. 그런데 심지어 몇몇 영화에는 타이틀이 부재하기도 한다. 훼손에 의해서.. 두번째, 이 작품은 필름도 디비디도 아닌 VOD 이다.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컴퓨터로 본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혼자본다. 아무도 없다. 헤드폰을 꼭옥 착용한다. 매우 당황스러운 이런 문제를 나열해놓는다. 어떻게 이런 것을 일기에 적어놓을 수 있을까? 그 어디에도 이 작품들의 부분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