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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 이야기가 더 이상 세계를 대신 말해주지 못하는 순간, 감각 너머 시리즈 드라마 를 보며 떠올린 몇 가지 감각들.– 재미와 새로움은 다르다는 이해– “현실과 다르지 않다”라는 되뇌임– 식상함이라는 반응이 아닌 불일치라는 인식– 연필과 종이 사이의 관계– 그리고 이야기가 더 이상 세계를 대신해 말해주지 못하는 시대에 대한 감각탁류,여전히 매력적인 세계다.그러나 이 작품은‘누구의 이야기인가?’라기보다는‘이것은 어떤 세계에 대한 질문인가?’처럼 느껴진다.탁류라는 디즈니+ 시리즈를 보았다.‘매우 재미있었다.’그런데 글을 쓰려다 멈춰버렸다.‘뭐지 이 식상함이란?’식상해진 건 작품일까?글쓰기일까?아니면 신나게 놀다 돌아온 연필이현실의 공기에 눌린 걸까?문득 궁금해졌다.이 글은 탁류 리뷰라기보다는 ‘재미와 식상함’에 대한 물음이다.———첫 번째 물음, 그렇다면 탁류가 식상했을까?적.. 2026. 1. 17.
2025년, 공책과 컴퓨터 노트 그리고 앱과 클라우드 사이에서 - 시네필리 cinéphilie 한 시네필의 노트 : 기록의 방식과 사유의 윤리1990년대,나만의 공책 속에 어떤 문장을 헌정했다.그때 글쓰기는 매우 여유로웠고, 손끝은 생각보다 진지했다.연필 자국과 함께 마음이 남았다.2000년대,차용과 인용의 윤리를 배웠다.타인의 문장을 옮겨 적으며 나의 언어를 찾았다.필사와 복제가 뒤섞인 그 시대,나는 ‘따옴표’라는 윤리의 문장을 배웠다.2010년대,잘못된 기억과 무지 사이에서팩트체크라는 새로운 문법을 익혔다.진실은 늘 늦게 도착했고,기억은 그보다 더 느렸다.2020년대,충돌은 더 이상 사유의 계기가 아니었다.폭력과 혐오가 진실의 형상을 위장했고,거짓이 믿음처럼 퍼져나갔다.다시 묻는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 쓰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By LeMarcel⸻간만에 질들뢰즈 Gilles Deleuz.. 2025. 10. 15.
백년 후에도 재생버튼을 누르기 “어쩔 수가 없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우리를 백년 후로 밀어놓고 묻는다.“저 멀리서 지금을 지켜본다면,무엇을 느낄까?”시간의 시점을 바꾸고,거리두기를 뛰어넘은 그 세계 위에서—지금의 만수들이 겪는 고통과 합리, 불가피함을백년 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그것은 비극이 아니라,하나의 과정, 혹은 풍경일지도 모른다.“어쩔 수가 없다.”그 말은 시네마 드 파롤(cinéma de parole)의 전통 위에 놓여 있다.그 말은 일종의 미래로 가는 버튼이다.인물들은 그렇게 말했고,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한국 영화의 계보를 펼쳐놓고오프닝 속 ‘집’들을 따라가다 보면불현듯 튀어나오는 작품들이 있다.그곳에서, 슬며시 나타나는 인물들과 풍경들이이 말의 윤리를 이어받는다.백년 후의 누군가가 이 작품을 본다면—지금.. 2025. 10. 6.
“책덮고 도망쳐라 ! ”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2025 “무서우면 도망쳐야 한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독자에게 끝까지 버티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을 덮고 도망치는 순간, 그 불안한 체험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된다. 특히 낭독은 더 위험하다. 단어를 소리 내어 발화하고, 그 울림을 다시 귀로 들을 때, 그것은 주문처럼 다가와 독자를 붙잡는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라. 덮고, 도망치고,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허락한 가장 진실한 독서법이다. ” LeMarcel——서지정보: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 원제: 近畿地方のある場所について - 저자: 세스지(背筋) - 역자: 전선영 - 출판사: 반타 (Banta), 2025년 - 쪽수: 311쪽, ISBN 979-11-94654-01-3 - 수상: 1위, 일본시작.. 2025. 8. 31.
<윈드리버> (2017) 넌 누구냐? (2017) 넌 누구냐? 다섯 개 질문Wind River 윈드리버 (2017)타일러 쉐리던 Taylor Sheridan의 경계선 삼부작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로스트 인 더스트, 시카리오, 윈드리버 모두 경계선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2017년 선댄스에서 공개되어 같은 해 개봉했다.개봉판(15세 관람가)과 감독판(청소년관람불가)이 각각 존재한다.감독판이 오히려 약 4분 정도 더 짧지만, 잔혹한 현실을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반면 극장판은 관객이 좀 더 덜 불편하게 절제된 편이라고… … . (참고로 필자는 감독판만 보았다.)————————————————— 첫번째 질문, ‘Wind River’ 넌 뭐지?영화가 시작하면 사실을 기초로 만들었다는 자막이 나온다. 윈드리버? 영화제목.. 2025. 8. 22.
폭력의 순환 위에서 미끄러지는 아이들을 마주친 시선 – 웨이브 드라마 [하이스쿨 히어로즈 ONE] 웨이브 드라마 액션이 붙어 있어서 단순히 ‘싸우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보다 보니 꽤나 묘한 감정이 남는 작품이었다.원작을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이 작품은 전형적인 청소년 액션 드라마다.학교폭력에 맞서는 전학생,그리고 그 옆에서 조용히 힘을 보태는 또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이 드라마는 학교를 단순한 배움터로 그리지 않는다.학교 전체를 하나의 폭력 구조로 재현한다.선생님은 권력자이고,모범생은 특혜를 누리는 계층이며,폭력의 가해자는 동시에 학업 엘리트일 수도 있다.학교는 ‘배움’과 ‘폭력’이 섞인 세계로 묘사된다.그리고 그 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은언제나 그렇듯 ‘이방인’, 바로 전학생이다.그리고 이 작품엔 두 세가지, 흥미로운 구조가 숨어 있다.⸻① 첫 번째 구조: 붕괴 직전의 가족가족이 등장.. 2025.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