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se ou Tennis pour SD

La basse 혹은 S.D. 있어서 테니스

Lemarcel 2008. 11. 30. 09:10
2008년 11월 초, 파리.
응이 아직 파리를 떠나기 전.이번 겨울은 매우 섬뜩할 정도로 싸늘한 시작을 내보인 계절이었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기타 배울까요?
내가 머라고 대답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겨울은 그렇게 기억을 깜빡일 정도로 추웠나보다. 그리고 전화 통화를 하다가, 이 말을 누군가에게 했다. 아마도. 거의 그대로 했던것 같다.왜 그랬는지 잘 모른다.
우리 기타 배울까요?
같은 질문을 한번 듣고 한번 내뱉었지만, 그 과정속에서 나는 무언가 달라졌다.  나는  한 친구로 부터 저 질문을 받았었다. 그리고 나서 얼마 뒤, 전화통화를 하다가. 이번엔 내가 질문자가 되어서, 내뱉었다, 그리고 상대방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 좋은 생각이다.
다 시 한번 반복한다. 우리 기타를 배울까요? 라고 누군가 내게 말을 했다. 나는 그때 무슨말을 했고, 무어라 대답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말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내 기억 속에, 나는 내 친구와 함께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집으로 올라오는 언덕길로 올라오는 과정을 순식간에 지금도 그려낼 수 있다. 우리는 앞서가던 사람들과 내려오던 남녀를 앞지르거나 지나치면서, 한걸음 앞서 걷기도 하다가 나란히 걷기도 했다. 거기서 더 무언가를 찾아 낼 수도 기억해낼수도 있다. 이를테면, 올라가던 사람은 한 무리의 가족처럼 보였다. 한 남자는 유모차를 접어들고 아이 둘과 함게 걷고 있었다. 걸음은 느렸다. 그리고 내려오던 사람은 아마도 연인 인듯 했다. 오른편에 여성 왼편에 남성이 나란히 걷고 있었다. 오르막길을 오르면서 느린 걸음의 무리를 살짝 앞지르고 내려오던 연인을 중앙으로 길을 내주면서 우리는 길을 걸었다. 그 순간, 내가 걸음을 빨리해서 중앙의 길을 터주면서, 오른편에서 약간 나보다 뒤쳐있던 그는 내 옆으로 살짝 다가와 내게 그렇게 말을 건냈다.
우리 기타 배울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도 그 순간의 광경은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무어라 대답했는지. 그리고 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한참 일주일 정도 흐른 뒤, 나는 다른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그 말을 내뱉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엔 질문자가 나였다. 나는 대답을 들었다. 그 대답을 들었을때, 그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시 대화가 이어질때. 불현듯 나는 생각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진 걸까?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 말을 들었을때의 나,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질때의 나는 먼가 좀 달랐다. 그걸 그냥 옮겨 적으면, 기억이 어둡다. 아주 깜깜하다. 이런 식의 말이 될 것이다. 이것은 첫번째 그 문장에 대한 회고이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무언가 떠오르는 듯 하면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왜그럴까? 난 그렇게 되물었던 것 같다. 이것은 두번째 내가 무언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때의 회고이다.

그의 말을 듣고. 난 고마웠다. 그의 목소리가 무언가 좋다. 그렇게 하자.라고 했을때, 무언가 이상함을 알았었다. 전화를 끊고나서 그 시간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했다. 나는 기억하는 것이 없었다. 이런식으로, 기억을 깜빡했다는 사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왜 그런지 잘 모르지만, 그것은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아마, 영화 때문일까? 이번달에는 Espace St Michel에서 상영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Experience (1973) 와 두편의 단편을 보았을 뿐이다. 단 한편의 장편영화와 두편의 단편을 그것도 단 한번씩만 보았을 뿐이라는 사실이 우울한 것일까? 그런건가? 잘 모르겠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하튼. 우울한 기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떤 뚜렷한 광경을 기억하는데, 정작 그때 나의 생각이나 나의 답변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신이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두번째 되풀이. 내가 그 말을 듣던 순간의 그 광경을 나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말을 듣고 있던 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또 내가 결국엔 그에게 무어라 대답했는지 기억이 없다. 그것도 대충이나 좀이 아니라.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전화 통화중, 내가 질문을 던지고 난 뒤, 답변을 들었을 때 혹은 그가 내게 전해준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릴때 즈음, 그제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 지난 열흘정도간의 내 모습은 그려지는데, 내가 무슨 생각으로 아니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생각들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은 충격이다. 물론, 내 행동이 그려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것은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두려워진다. 왜 그런지 모르게 두려워진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려고 하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하였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여곡절, 우리는 밴드를 만들기로 했다. 처음엔 일렉기타에 지원하기로 했지만, 나는 친구들로부터 '베이스를 배우라' 그 설득에 그만 넘어가고 만다. 분명한건 기타나 베이스나 내겐 다 처음이다. 사실 아무것이라도 상관없었다. 그리곤 지금 나의 첫번째 베이스를 주문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것을 기다리면서, 내 이런 모습들, 어떤 상들이 마음과 생각들이 함께 젖어들 듯 맺혀지는 그것으로 내가 그려낼수 있음을 깨달았다. 말하자면, 내가 이미지를 기억하면, 갑자기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정확하게 그날 전화통화에서부터 였다. 일단 안심이 된다. 그러나 안심이 될 수록 더욱 불안도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여하튼, 난 한동안 이미지는 그려지지만, 내 말과 생각에 대한 기억은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았다. 그것도 내가 그것을 깨닫는 축인 된 첫번째 기타를 배울까요라는 질문의 정황이 그려지는 것이 중요한 축이 되었다. 반면에 내가 그릴 수 없는 상들이 있다. 말하자면, 암흑 그자체는 내가 분명하게 말할수 있는 열흘 이상일지도 모른다. 거듭되는 두려움이 더욱 돋아난다.

Serge Daney (Poche)
# Poche: 190 pages
# Editeur : Cahiers du cinéma (4 mars 2005)
# Collection : Petite bibliothèque des Cahiers du cinéma
# Langue : Français
# ISBN-10: 2866424239
# ISBN-13: 978-2866424237

이런 생각에 문득 S.D.를 위한 어떤 글 모음집의 어떤 부분들이 떠올랐다. 그부분은 Marguerite Duras가 SD를 그려내는 어떤 기억을 옮긴 글이었다.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서. 다시 찾아보았다. 내가 잘 가끔 상상하듯 어떤 부분을 생각하는 장면들이 이 글에 두군데 있다. 그냥 옮겨본다.

Chaque soir, tant que durait Roldnd-Garros, on se téléphonait, Serge Daney et moi. C'était lui qui appelait. Il ne m'a jamais donné son numéro de téléphone. On a parlé beaucoup du tennis, immensément, ça durait des heures, ça a dû durer cent heures, et rien n'a été sauvé de cela qu'on disait. On n'a jamais pensé que ça pouvait être un article par exemple. On était entièrement dans le plaisir de se parler lui et moi. On avait la même folie pour le tennis, la même passion pour la vie. p.58
M.D.의 말은 거짓이나 농담은 아니었을것이다. 그들은 늘상 그런 식이었다고 다른 이가 또 다른 글에서 회고한 것을 본적이 있었다. 아마도 세르쥬 뚜비아나의 글이었던 것 같다. 그 둘은 만나면, 늘 테니스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내게 무언가 찾아온 짧은 열흘 정도의 단절의 시간은 그런 느낌일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런것 같다. 내가 갖고 있던 어떤 단절이나 짦은 기억상실같은 이런 것이 주어졌을 때, 문득 이 글의 M.D. 와 S.D.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버렸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그리고 뒤라스의 기억은 글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어진다.

Il y a un autre souvenir entre lui et moi.  Un jour il est passé, il est arrivé chez moi et m'a dit : cette fois-ci je ne parlerai pas et c'est toi qui parleras, je vais t'interroger. On a essayé. Au bout de deux heures il s'est levé, il avait des larmes dans les yeux et il m'a dit : c'est moi qui ai tout le temps parlé et tu ne m'as pas arrêté. Et on s'est embrassé. J'ai ri. J'ai ri. Et on s'est embrassé pour la dernière fois. p.59
그렇게 정신없이 놓는다. 오늘은 내가 듣는 날이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그처럼 눈에 눈물이 고일 때가 있다. S.D.의 어떤 이해할수 없는 모습을 종종 이해가 될때가 있다. 반면 당연한 어떤 것이 잘 이해가 안될 때가 있다. 지금의 이 글도 그런 식이다.  지금으로서는  내가 잃어버린 그 짧은 순간이 내 삶에 무얼 의미하는지 혹은 Basse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무언가 기억할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S.D. 그를 그려내는 M.D.의 어떤 회고록이다. 사라져버린 한 시네필을 기억하는 또 다른 사라져버린 시네아스트의 회고를 통해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일까? 아니면, 그저 위안일까? 잘 모르겠다. 대신 이 순간을 기록해놓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난 극장에 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무언가 두려워질때마다 예전처럼 S.D.의 글을 찾아볼 것이다. 그런데도 이유를 알 수 없이 그가 두려워하듯 혹은 자신이 더욱 두려워질때면, 나는 무얼해야할까? 아마도 지금으로선 Basse에게 물어보듯 연주 할 것 같다. 그것은, 꽤 길어져버린 이 글, 이 영화일기에 이 페이지가 등장한 이유이다.(lemarcel)